GREEN TRENDS · 2026-W27 · 6월 5주차 · 2026년 6월 29일
표준의 대화가 ‘아시아’로 옮겨 온다 — 행사를 ‘건수’가 아닌 ‘가치’로 재기 시작했고, 지속가능성의 무게중심이 환경에서 ‘사람’으로 번진다
기업 넷제로 검증 표준의 2판이 아시아 기업의 ‘선언→이행’을 정조준했다. 일본은 행사를 개최 건수가 아닌 가치로 재는 평가 전환을 공론화했고, 4개 대륙 12개국 페스티벌의 친환경 성과가 비교 가능한 데이터로 묶였다. 표준의 대화는 환경을 넘어 사람으로 — 영국은 지속가능 이벤트 인력을 대학에서 길러내기 시작했고, 여성 종사자 안전 조사가 2판을 열었다. 한국에선 인천이 ICCA 국제회의 도시 역대 최고(112위)를, 세종이 ‘정책·지식 마이스 도시’를 선언했다.
이번 주 핵심 (THIS WEEK POINT)
이번 주 신호의 무게중심은 “표준이 아시아로 옮겨 오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동안 영국과 유럽이 끌어온 행사 지속가능성의 대화가, 이번 주 들어 또렷하게 아시아를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표준의 대화는 환경을 넘어 사람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 표준이 아시아를 정조준한다 — 기업의 탄소 약속이 진짜인지 검증하는 세계적 기준 기관이 “아시아가 약속을 실행으로 옮기도록 돕겠다”며 넷제로 표준 2판을 내놓았다. 행사를 후원하는 대기업이 ‘선언’이 아니라 ‘이행’을 요구받기 시작하면, 그 압력은 곧 후원하는 행사로 흘러내린다.
- ‘건수’에서 ‘가치’로 — 일본은 국제회의를 개최 건수·참가자 수로만 재던 관행을 다시 묻기 시작했고,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성과를 데이터로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동·서양이 각자 “몇 건이 아니라 어떤 가치인가”라는 같은 결론에 이르고 있다.
- 비교 가능한 숫자가 된 페스티벌 — 4개 대륙 12개국 페스티벌의 친환경 성과가 한 장의 데이터로 묶였다. 인증이 개별 도장에서 산업 전체의 기준선으로 격상되는 순간이다.
- 환경에서 사람으로 — 영국은 지속가능 이벤트 인력을 대학에서 길러내는 교육을 출발시켰고, 여성 종사자의 안전을 묻는 대규모 조사가 두 번째 판을 열었다. 늘 가장 늦게 다뤄지던 지속가능성의 ‘사회’ 축이 정면에 올라섰다.
- 같은 길에 들어선 한국 — 인천이 ICCA 국제회의 개최도시 순위 세계 112위(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세종이 ‘정책·지식 마이스 도시’를 선언하며 같은 흐름의 초입에 들어섰다.
01. 이번 호 핵심 신호
기업의 탄소 약속을 검증하는 표준이, 이번엔 아시아를 정조준한다
기업의 탄소 감축 목표가 진짜인지 검증하는 세계적 기준 기관이 기업 넷제로 표준의 두 번째 판을 내놓았습니다. 핵심은, 약속을 내거는 단계를 넘어 그 약속을 실제 감축으로 옮기도록 규칙을 더 유연하고 실행 가능하게 다듬었다는 점입니다. 2021년 처음 만들어진 이 표준은 파리협정 1.5도 목표에 맞춰 기업이 감축 목표를 세우도록 돕는 사실상의 글로벌 기준인데, 이번 개정판은 특히 아시아 기업이 선언에서 이행으로 넘어가도록 설계됐습니다. 행사를 후원하는 대기업 상당수가 바로 이 표준 위에서 탄소 목표를 세우기 때문에, 후원사가 ‘이행’을 요구받으면 그 압력은 곧 후원하는 행사로 흘러내립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글로벌 검증 표준이 아시아를 정조준하면, 한국 대기업도 본사·글로벌 기준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그 압력을 받는다. 그러면 후원받는 행사도 “우리 행사가 만든 탄소가 얼마인지”를 숫자로 답해야 하고, 그때 “기록이 없다”고 하면 후원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지금 할 일은 거창한 인증이 아니라 전기 사용량·폐기물·이동 거리 같은 기본 데이터부터 표로 남겨 두는 것이다. 후원 계약 단계에서 “배출 데이터를 어떤 형식으로 줄지” 미리 합의해 두면 곧바로 대응할 수 있고, 후원사 보고 양식에 맞춘 간이 배출 요약표를 설계해 주는 일 자체가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된다.
출처 · 기업 넷제로 검증 표준 2판(글로벌 탄소 목표 검증 기관)
행사를 ‘건수’가 아니라 ‘가치’로 — 재는 잣대 자체가 바뀐다
행사를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국제회의·학회를 그동안 개최 건수와 참가자 수, 곧 ‘숫자’로 평가해온 관행을 다시 들여다보는 흐름이 공론화됐습니다. 이 숫자는 알기 쉬웠지만, 이제는 개최지의 산업 집적·연구 환경·비즈니스 네트워크, 참가자가 얻는 경험의 가치까지 더 다면적으로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흐름이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싱가포르의 한 대형 전시회에서는 시장이 양적으로 회복하는 동시에 주최사에게 “성과와 연결된 데이터를 보여달라”는 요구가 함께 올라온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동·서양이 각자 “몇 건이 아니라 어떤 가치인가”라는 같은 결론에 이르고 있는 셈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행사를 ‘가치’로 재기 시작하면, 친환경 운영은 곧바로 그 가치의 한 축으로 들어온다. 탄소·폐기물·이동·만족도 같은 기본 데이터를 한 장의 표로 정리해 두면, 어떤 가치 지표가 들어오든 곧바로 자기 행사의 좌표를 제시할 수 있다. ‘건수 중심 보고서’를 ‘가치 중심 평가표’로 다시 설계하는 일이 새로운 수요가 된다. 단, 가치를 잰다며 지표를 무한정 늘리면 평가가 모호해진다. 핵심 가치 축 몇 개를 골라 일관되게 재는 절제가 신뢰의 조건이다.
출처 · 일본 국제회의 평가 기준 전환 논의 / 아시아·태평양 행사 시장 진단(싱가포르)
4개 대륙 페스티벌의 친환경 성과가, 비교 가능한 숫자가 됐다
행사 지속가능성 인증 기관이 4개 대륙 12개국 페스티벌의 친환경 성과를 한 장의 데이터로 묶어 공개했습니다. 숫자가 구체적입니다. 평가를 받은 페스티벌의 94%가 공식 친환경 식음료 정책을 갖췄고, 89%가 다회용 컵을 썼으며, 85%가 일회용 플라스틱 서빙 용기를 금지했습니다. 전력은 25%가 전적으로 계통 전기로 운영됐고, 배터리 사용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인증 기관은 에너지·전력, 식음료, 폐기물·재활용, 이동·교통이라는 핵심 영역별로 성과를 분석했습니다. 한 행사의 자랑이 아니라, 대륙을 가로지르는 비교 가능한 데이터로 페스티벌의 지속가능성을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한국 페스티벌도 다회용 컵·일회용 플라스틱 줄이기는 이미 진행 중이라 일부 항목은 세계 흐름과 가깝다. 하지만 전력(계통 전기·배터리)이나 관객 이동처럼 영향이 크면서 측정이 어려운 항목은 아직 기록이 드물다. 4개 대륙 데이터의 평균치를 우리 행사의 자가 점검 기준선으로 삼아 “세계 평균 대비 우리 행사의 위치”를 한눈에 보여주는 진단표를 만들면, 어디를 먼저 개선해야 효과가 큰지 보인다. 비율 높은 쉬운 항목만 챙기지 말고, 영향이 큰 전력·이동부터 측정을 시작하는 편이 오래간다.
출처 · 페스티벌 친환경 성과 비교 데이터(4개 대륙 12개국 인증 기관)
지속가능 이벤트 인력을, 대학에서 길러낸다
행사 지속가능성 인증 기관이 영국 리버풀시·리버풀의 한 대학과 손잡고, 다음 세대 전문가에게 지속가능 라이브 이벤트 운영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시범 교육 모듈을 출범시켰습니다. 5월에 시작된 이 과정은 스포츠·미디어·영화·행사 분야 학생들에게 라이브 이벤트 탈탄소의 환경적·사회적·법제적 차원을 소개합니다. 주목할 점은, 이 모듈이 도시가 추진하는 더 넓은 유산 전략의 일부로 설계됐다는 것입니다. 지속가능 운영을 한두 번의 캠페인이 아니라 도시가 길러내는 인력의 기본 소양으로 심으려는 시도입니다. 표준과 인증이 아무리 정교해도 현장에서 운영할 사람이 없으면 종이로 남습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한국도 마이스 인력 양성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지만, 그 교육 과정에 ‘행사 지속가능 운영’이 정식 과목으로 들어 있는 경우는 드물다. 지역 마이스 교육 과정에 탄소 측정·폐기물·인증 같은 모듈을 끼워 넣으면, 지역 인력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새로운 교육 수요를 만들 수 있다. 대학·지자체·업계를 잇는 교육 설계 자체가 개별 행사 자문을 넘어선 새로운 영역이 된다. 단, 이론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역 행사를 실습장으로 묶는 산학 설계가 함께 가야 한다.
출처 · 리버풀시·대학·인증 기관 공동 지속가능 라이브 이벤트 교육 모듈
행사를 만드는 사람이 안전해야, 행사도 지속가능하다
행사 업계 여성 종사자의 경험을 묻는 대규모 조사가 두 번째 판을 열었습니다. 영국 전역의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음악·페스티벌 업계 여성을 들여다보는 연구입니다. 이 조사가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는, 앞선 첫 조사에서 응답 여성 중 거의 4명에 1명이 행사 일과 관련된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장벽,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탄소와 폐기물에 가려 종종 뒷전이던 종사자의 안전과 처우가, 지속가능성의 ‘사회’ 축으로 정면에 올라선 것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해외에서 ‘사회’ 축이 표준의 정식 항목으로 올라서고 있다는 것은, 한국에도 머잖아 같은 기준이 도착한다는 뜻이다. 행사 지속가능성을 점검할 때 환경 항목만이 아니라 종사자 안전·신고 체계·처우 항목을 함께 넣어야 한다. 익명 신고 창구, 재발 방지 절차 같은 구체적 장치를 운영 매뉴얼에 미리 넣어 두면 인력 확보와 평판 양쪽에서 앞서간다. 단, 사회 축을 형식적 선언으로만 처리하면 오히려 신뢰를 잃는다. 실제로 작동하는 운영 장치가 함께 가야 한다.
출처 · 영국 라이브 이벤트 여성 종사자 경험 조사(2차)
02. 인증·표준 워치 — 무엇이 그린워싱과 진짜를 가르는가
행사 지속가능성 공통 표준, 더 쉽게 쓰도록 다시 손본다
국제 행사 산업을 대표하는 두 협의체가 이미 널리 쓰이는 행사 지속가능성 표준을 다듬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이번 정제의 핵심은 표준을 더 명확하고, 실제로 쓰기 쉽고,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하게 손보는 것입니다. 그동안 표준은 방향은 옳지만 막상 행사장에서 어떤 항목을 어떻게 재고 보고해야 할지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작업은 표준이 “어렵고 추상적”이라는 인상을 벗고 중소 주최사까지 손에 쥘 수 있게 다듬어진다는 점에서 적용 대상이 넓어지는 변화입니다. 표준은 어려울수록 대형 사업자의 전유물이 되고, 쉬워질수록 산업 전체의 공통 규범이 됩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표준이 확정된 뒤 급하게 따라가면 인증 비용도 시행착오도 커진다. 거꾸로 표준이 정제되는 지금 단계에서 탄소·폐기물·이동 데이터를 자체 기록해 두면 공식 평가가 들어왔을 때 이미 준비된 주최사가 된다. 특히 공공 발주 행사나 국제 회의를 유치하려는 도시·기관이라면 국제 통용 표준의 적용 여부가 곧 경쟁력이다. 표준의 한국어 해설과 실무 점검표를 미리 갖추는 곳이 다음 입찰에서 한발 앞서며, 이는 단순한 행정 준비가 아니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이어진다.
출처 · 국제 행사 산업 협의체 — 행사 지속가능성 공통 표준 정제 착수
2030년 탄소 절반, 30가지 점검표로 누구나 서약할 수 있게
영국 라이브 이벤트 업계가 “2030년까지 배출 절반”이라는 산업 공통 목표를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서약 형태로 풀어냈습니다. 핵심은 행사 주최사가 직접 실천으로 줄일 수 있는 부분이 38%, 나머지 12%는 정부 정책과 공급망 변화로 넘어야 할 장벽임을 분명히 나눴다는 점입니다. 막연한 넷제로 구호가 아니라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 책임지는지를 숫자로 구분한 것입니다. 서약은 행사 규모와 무관하게 쓸 수 있도록 30가지 실천 가능한 기후 행동 점검표로 설계됐습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직접 줄일 몫(38%)과 정부·공급망에 요구할 몫(12%)을 나눈’ 발상은 그대로 가져올 만하다. 우리 행사에서 당장 실행할 항목과 지자체·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항목을 구분해 제시하면 발주처·후원사를 훨씬 설득력 있게 끌어온다. 무대·전력·관객 이동·폐기물 같은 영역별로 한국형 점검표를 만들어 두면 발주처가 지속가능성 요건을 요구할 때 곧바로 제안할 수 있다. 점검표 30개를 다 하겠다고 달려들기보다, 영향이 크고 측정이 쉬운 전력·폐기물부터 좁게 시작하는 편이 오래간다.
출처 · 영국 라이브 이벤트 2030 비전 서약(30개 기후 행동 점검표)
03. 축제·이벤트 현장 적용 — 표준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
유럽 50개 페스티벌이 ‘순환경제 실험장’이 됐다
네덜란드의 한 페스티벌에서 기술 총감독을 맡은 현장 책임자가 자신의 지속가능 운영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대학 시절 암스테르담 창고에서 작은 음악 모임을 열던 그는 12년에 걸쳐 그 모임을 하루 최대 3만 명이 찾는 대형 페스티벌로 키웠고, 지금은 전체 기술 제작을 총괄하며 지속가능성 전략을 이끕니다. 핵심은, 그가 자신의 페스티벌을 순환경제 관행을 시험하는 실험장으로 쓴다는 점입니다. 어떤 전력을 쓰고, 폐기물을 어떻게 순환시키고, 자재를 어떻게 재사용할지 같은 현장의 구체적 판단이 모여 한 행사의 지속가능성을 만듭니다. 표준과 보고서가 다루지 못하는 이 현장 지식이, 유럽 50개 페스티벌이 묶인 협력체를 통해 빠르게 공유되며 산업의 표준 사례로 번지고 있습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한국에는 아직 페스티벌의 지속가능성 현장 지식을 체계적으로 공유하는 연합이나 채널이 드물다. 개별 행사가 저마다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구조다. 한국 페스티벌 감독·운영자의 순환 운영 경험을 사례로 정리해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면, 한 곳에서 검증된 전력·폐기물·자재 재사용 방법이 다른 행사로 빠르게 퍼져 산업 전체의 시행착오가 줄어든다. 이 현장 지식을 모아 큐레이션하는 일 자체가 차별화된 자산이 된다. 단, 순환을 자재 재사용 한 가지로만 좁히면 효과가 작다. 전력·이동·식음료까지 순환의 관점으로 함께 설계해야 실제 감축으로 이어진다.
출처 · 유럽 50개 페스티벌 순환형 행사 협력체 / 네덜란드 대형 페스티벌 기술 총감독 인터뷰
인천·세종 — 한국 마이스가 지역의 자산으로 자라난다
한국에서도 같은 흐름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인천은 국제컨벤션협회(ICCA)가 발표한 2025년 국제회의 개최도시 순위에서 세계 112위·국내 3위로 역대 최고 성과를 냈습니다. 전년 세계 183위에서 71계단을 뛰어올라 서울·부산에 이어 국내 3대 마이스 도시로 자리매김했는데, 송도컨벤시아 같은 시설에 더해 바이오·반도체·스마트시티 같은 미래산업 기반이 국제회의 경쟁력으로 연결된 결과입니다. 세종에서는 한국PCO협회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손잡고 “정책·지식 마이스 도시”라는 차별화된 포지션으로 지역 컨벤션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로 했습니다. 두 사례 모두 행사를 단발성 수익이 아니라 지역의 장기 자산으로 키우려는 움직임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다음 단계는 분명하다. 친환경 운영 인증이 유치 경쟁의 변수로 들어온다. 머잖아 “이 도시의 행사가 얼마나 지속가능하게 운영되는가”가 국제기구·후원사의 평가 기준이 된다. 핵심 시설의 탄소 측정과 친환경 운영 기준을 지금 미리 마련해야 한다. 특히 세종처럼 새로 출발하는 도시는 백지 상태일수록 표준 도입이 쉬워, 처음부터 친환경 운영을 도시 행사의 기본값으로 심으면 뒤늦게 고치는 비용 없이 지속가능 도시 브랜드를 세울 수 있다.
출처 · ICCA 2025 국제회의 개최도시 순위 / 한국PCO협회·세종시문화관광재단
04. 편집장의 글
① 표준의 대화가 아시아로 옮겨 오고 있다
지난 호까지의 흐름이 “다짐의 시대가 끝나고 측정의 시대가 왔다”, 그리고 “측정의 시대가 비교의 시대로 넘어간다”였다면, 이번 호의 변화는 그 대화의 무대가 옮겨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행사 지속가능성 표준의 대화는 영국과 유럽이 끌어왔고, 한국에서 보기엔 멀리 있는 의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 들어 그 대화가 또렷하게 아시아를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표준이 아시아 맥락으로 들어오면,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도 그만큼 짧아집니다. 거창한 인증을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우리 행사의 탄소·폐기물·이동 데이터를 지금부터 표로 남기는 습관, 그것이 가까워진 표준의 시대를 살아갈 가장 확실한 준비입니다.
② “건수에서 가치로” — 잣대가 바뀌면 지속가능성이 점수가 된다
이번 호의 또렷한 흐름 하나는, 행사를 재는 잣대 자체가 ‘숫자’에서 ‘가치’로 옮겨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동·서양이 각자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은, 이 방향이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산업의 다음 단계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지속가능성에 결정적입니다. 행사를 “몇 건”이 아니라 “어떤 가치”로 재기 시작하면, 친환경 운영과 지역 기여 같은 항목이 자연스럽게 평가표의 한 칸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친환경은 ‘비용이 더 드는 선택’으로 밀려나기 쉬웠지만, 가치 평가가 표준이 되면 친환경 운영은 곧 점수가 됩니다. 잣대의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그동안 보이지 않던 가치를 드러낼 기회입니다.
③ 환경에서 사람으로 — 지속가능성의 다음 장이 열린다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변화는, 지속가능성의 대화가 환경을 넘어 사람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영국에서는 지속가능 이벤트 인력을 대학에서 길러내는 교육이 출발했고, 여성 종사자의 안전을 묻는 대규모 조사가 두 번째 판을 열었습니다. 지속가능성은 본래 환경·사회·경제의 세 축으로 이뤄지지만, 행사 현장에서 ‘사회’는 늘 가장 늦게 다뤄졌습니다. 그런데 환경 측정이 어느 정도 성숙하자, 표준의 무게중심이 사람 쪽으로 옮겨 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환경만 챙긴 지속가능성은 반쪽이며, 사람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행사를 오래 지속시키는 가장 단단한 토대입니다.
이 글은 그린이벤트 트렌드 리포트(공개판)의 요약입니다. 각 신호의 ‘전문가 심층 분석(왜 지금인가 · 누가 이기고 지나 · 실행 방안)’은 전체 리포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