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뉴 — 가장 큰 감축은 '어디서 여느냐'에서 이미 결정된다
행사 장소(그린박스 01)를 고르는 일은 흔히 규모·접근성·대관료의 문제로만 다뤄진다. 그러나 조명을 LED로 바꾸고 텀블러를 나눠 주는 노력이 아무리 성실해도, 건물의 냉난방 방식과 물·폐기물 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차이를 따라잡기는 어렵다. 밴쿠버 컨벤션센터 서관이 흥미로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이 베뉴는 주최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행사의 에너지·물 성적이 동급 시설 대비 크게 좋아지도록 건물 자체를 설계했다.
2009년 4월 개관한 서관은 연면적 약 11만㎡ 규모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의 국제방송센터(IBC)로 먼저 세상에 알려졌다. 2010년 신축(New Construction) 부문에서 LEED 플래티넘을 받아 세계 최초의 LEED 플래티넘 컨벤션센터가 되었고, 2017년 기존 건물 운영·유지관리(O+M) 부문에서 다시 플래티넘을 받아 '더블 플래티넘'이 되었다. 2022년에는 더 엄격해진 LEED v4.1 O+M으로 재차 플래티넘을 취득했다.
이 재인증의 의미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신축 인증은 '잘 지었다'는 증명이지만, 운영 인증은 '10년 넘게 실제로 그렇게 굴리고 있다'는 증명이다. 준공 테이프를 끊을 때만 친환경이고 몇 해 지나 성능이 무너지는 시설이 드물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주최자가 베뉴를 평가할 때 물어야 할 질문은 "이 건물이 무슨 인증을 받았나"가 아니라 "그 인증이 최근 운영 실적으로 갱신되고 있나"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