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시설 — 공원을 빌리는 대가를 계약서에 쓴다
장소·시설(그린박스 01)에서 도심 공원을 쓰는 행사는 전용 경기장이나 컨벤션센터를 쓰는 행사와 문제의 성격이 다르다. 경기장은 애초에 사람이 몰리도록 지어진 구조물이지만, 공원의 잔디밭은 그렇지 않다. 하루 수만 명이 걸어 다니고 무대와 트러스와 발전기를 실은 트럭이 드나드는 순간, 그 잔디밭은 행사장이 아니라 소모품이 된다. 그래서 공공 공원에서 열리는 행사는 두 가지를 동시에 증명해야 한다 — 훼손을 어떻게 줄이는가, 그리고 그럼에도 남는 훼손과 점유의 대가를 어떻게 되돌려주는가.
아웃사이드 랜즈는 2008년부터 골든게이트 파크에서 열려 왔다. 2026년은 8월 7~9일 사흘간, 7개 스테이지에 찰리 XCX·루퍼스 두 솔·더 스트록스가 헤드라이너로 오르고 티켓은 매진됐다. 주최는 어나더 플래닛 엔터테인먼트(APE)로, 본히루 페스티벌을 만든 슈퍼플라이 등과 함께 시작했다.
이 행사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공원 사용의 대가가 선의나 협찬이 아니라 계약 조건으로 쓰여 있다는 것이다. 2026년 7월 샌프란시스코시가 승인한 골든게이트 파크 공연 허가 연장 조건을 보면, 주최사는 시에 연 153만~229만 5천 달러 또는 공연 총수입의 5% 중 큰 금액을 지불한다. 초기 허가는 3년(2029년까지)이고 최장 9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 여기에 매년 시내에서 무료 공연 3회 개최, 인접 지구에 기존 3만 달러 외 연 1만 달러 추가 기여, 그리고 티켓 소지자의 Muni(시 대중교통) 무료 이용 부담이 조건으로 붙는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배울 점은 금액 자체가 아니라 대가의 형식이다. 셋 다 성격이 다르다 — 하나는 공원 관리 예산으로 들어가는 현금이고, 하나는 티켓을 못 산 시민에게 돌아가는 무료 공연이며, 하나는 소음과 교통을 감당하는 인접 주민에게 직접 가는 몫이다. 공원을 쓰면서 발생하는 부담이 누구에게 어떻게 떨어지는지를 나눠 보고, 각각에 대응하는 항목을 따로 만든 셈이다. 국내에서 하천부지·도심공원·광장을 쓰는 행사가 사용료 한 줄로 끝내는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규모의 근거도 외부 조사로 남아 있다. 베이에어리어 카운슬 경제연구소가 주최 측 의뢰로 수행한 조사(2026년 6월 발표)에 따르면, 2025년 골든게이트 파크에서 열린 세 개 행사(8월 1일 데드 앤 컴퍼니, 8월 8~10일 아웃사이드 랜즈, 8월 15일 잭 브라이언·킹스 오브 리온)의 합계 관람객은 43만 7,000명, 베이에어리어 전역 경제효과는 2억 4,510만 달러, 샌프란시스코시 기준으로는 1억 9,310만 달러다. 상근환산 1,272개 일자리, 임금 1억 1,040만 달러, 주·지방세 3,250만 달러, 호텔 11만 2,800박이 함께 집계됐다. 지출 구성은 숙박 29%, 행사장 내 소비 24%, 행사장 밖 식음료 19% 순이었다(주최 측 의뢰 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