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 항의 라이드로 시작한 행사가 48년 뒤에 남긴 것
지속가능성 전략(그린박스 00)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항목은 ‘원칙’이다. 대부분의 행사는 원칙을 나중에 붙인다. 규모가 커지고 나서 지속가능성 선언문을 쓰고, 그 선언을 운영에 끼워 맞춘다. 그래서 원칙과 운영이 자주 어긋난다.
케이프타운 사이클 투어는 순서가 반대였다. 이 대회는 1978년 케이프타운에 안전한 자전거 인프라를 요구하는 항의 라이드(protest ride)로 출발했다. 애초의 목적이 ‘도로를 자동차만의 것으로 두지 말자’였고, 대회는 그 주장을 매년 하루씩 실물로 증명하는 형식이었던 셈이다. 또한 인종 분리가 법이던 아파르트헤이트 시기에도 인종을 가리지 않고 참가를 받아 포용의 선례를 남긴 행사로 기록된다.
이 출발점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 대회의 까다로운 운영 규칙들이 나중에 덧붙인 친환경 마케팅이 아니라 원래 목적의 연장선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도로를 비우는 것도, 쓰레기 규칙을 실격 사유로까지 올린 것도, 못 오는 사람을 위한 참가 방법을 따로 만든 것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그린박스 00이 요구하는 ‘원칙 → 운영’의 방향이 48년째 유지되고 있는, 흔치 않은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