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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참가형 사이클 이벤트 (도로 전면 통제 그란폰도) ·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케이프반도 109km 순환 코스)

케이프타운 사이클 투어

Cape Town Cycle Tour

베뉴가 건물이 아니라 ‘도시의 도로 109km’인 행사. 하루 동안 자동차를 걷어낸 자리에 3만 명을 세우고, 일회용 컵을 없앤 대신 ‘여기에 버려라’를 코스에 설계해 넣었다. 1978년 안전한 자전거길을 요구하는 항의 라이드로 시작한 대회가 48년째 도시 운영과 맞물려 굴러가는 방식.

해안 산길 굽은 도로를 자전거로 오르는 사이클리스트

이미지는 행사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한 무료 라이선스 자료 이미지(Unsplash)이며, 실제 행사 사진이 아닙니다.

GREENBOX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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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S

핵심 성과

약 3만 명

2026년 제48회 대회 참가 규모 — 이 중 해외 라이더가 약 3,000명(전년 대비 국제 참가 20%↑)

제로 투 랜드필

대회 폐기물 목표. 일회용 컵을 없애고 지정 ‘척 존’ 밖 투기는 실격으로 규정

1억 3,000만 랜드+

2024년 말까지 대회를 통해 자선단체에 배분된 누적 금액 (스폰서 발표 기준)

케이프타운 사이클 투어는 매년 3월 케이프반도를 도는 109km 코스에서 열리는 참가형 사이클 이벤트로, 주최 측은 세계 최대 규모의 개인 기록 계측 사이클 이벤트로 소개한다. 2026년 3월 8일 제48회 대회에는 약 3만 명이 참가 신청했고, UCI 그란폰도 월드시리즈 편입 이후 해외 참가가 20%가량 늘어 외국인 라이더만 약 3,000명에 이르렀다. 이 대회가 그린이벤트 관점에서 특별한 이유는 ‘베뉴’가 경기장이 아니라 도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대회는 채프먼스 피크를 포함한 반도 순환로를 하루 동안 통제해 자동차를 걷어내고 그 위에 사람을 세운다. 폐기물에서는 일회용 컵을 아예 없애 참가자가 개인 물통을 지참하도록 하고, 대신 코스에 지정 투기 구역(‘척 존’)을 두어 그 밖에서 버리면 실격 처리한다. ‘버리지 마라’는 호소 대신 버릴 자리를 설계해 넣은 방식이다. 시(市)는 이 행사를 아예 ‘롤링 디재스터(움직이는 재난)’로 분류해 재난 대응 지휘체계로 관리하고, 12개 급수대 중 10곳에 전문 의료 스테이션을 배치해 현장에서 처치한다. 여기에 라마단 기간이거나 현지에 올 수 없는 사람을 위한 가상 참가 부문까지 두어, 출발선에 서지 못하는 사람도 대회 안에 남긴다. 1978년 안전한 자전거 인프라를 요구하는 항의 라이드로 출발해 아파르트헤이트 시기에도 인종을 가리지 않고 참가를 받았던 대회의 성격이, 지금의 운영 원칙에 그대로 남아 있다.

전략 — 항의 라이드로 시작한 행사가 48년 뒤에 남긴 것

지속가능성 전략

지속가능성 전략(그린박스 00)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항목은 ‘원칙’이다. 대부분의 행사는 원칙을 나중에 붙인다. 규모가 커지고 나서 지속가능성 선언문을 쓰고, 그 선언을 운영에 끼워 맞춘다. 그래서 원칙과 운영이 자주 어긋난다.

케이프타운 사이클 투어는 순서가 반대였다. 이 대회는 1978년 케이프타운에 안전한 자전거 인프라를 요구하는 항의 라이드(protest ride)로 출발했다. 애초의 목적이 ‘도로를 자동차만의 것으로 두지 말자’였고, 대회는 그 주장을 매년 하루씩 실물로 증명하는 형식이었던 셈이다. 또한 인종 분리가 법이던 아파르트헤이트 시기에도 인종을 가리지 않고 참가를 받아 포용의 선례를 남긴 행사로 기록된다.

이 출발점이 중요한 이유는, 지금 대회의 까다로운 운영 규칙들이 나중에 덧붙인 친환경 마케팅이 아니라 원래 목적의 연장선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도로를 비우는 것도, 쓰레기 규칙을 실격 사유로까지 올린 것도, 못 오는 사람을 위한 참가 방법을 따로 만든 것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그린박스 00이 요구하는 ‘원칙 → 운영’의 방향이 48년째 유지되고 있는, 흔치 않은 사례다.

행사 장소 — 베뉴가 건물이 아니라 도시의 109km일 때

행사 장소교통·이동

행사 장소(그린박스 01)를 검토할 때 우리는 보통 건물을 본다. 그런데 참가형 스포츠 이벤트의 베뉴는 도시의 도로 그 자체다. 새로 짓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런 행사는 구조적으로 유리하지만, 대신 ‘남의 생활공간을 하루 빌려 쓴다’는 부담을 진다.

이 대회의 코스는 케이프반도를 도는 109km 순환로다. 누적 상승고도는 약 1,200~1,300m이며, 4.5km 길이의 채프먼스 피크(평균 경사 4~5%)와 2.6km의 수이커보시(평균 6%, 최대 8% 구간 포함) 같은 해안 산길이 코스의 성격을 만든다. 대회 당일 이 구간은 자동차에 완전히 닫힌다. 채프먼스 피크 드라이브의 경우 2026년 대회에서는 대회 전날 오후 6시부터 대회 당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전면 통제됐다.

여기서 눈여겨볼 지점은 통제의 ‘길이’다. 좁고 굽은 산길에 수만 명의 라이더를 안전하게 통과시키려면 부분 통제로는 안 되고, 통제를 짧게 끊으면 오히려 차량과 자전거가 뒤섞이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래서 대회는 통제 구간과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그 사실을 사전에 상세히 공지하는 쪽을 택한다. 지역에 부담을 숨기지 않고 미리 크게 알리는 것이, 지역과의 관계에서는 부담을 줄여 말하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이다. 코스가 세계자연유산을 포함한 민감한 자연지역을 스치기 때문에, 주최 측은 폐기물 감축·재활용 촉진과 함께 ‘민감지역 교란 최소화’를 환경관리계획(EMP)의 축으로 명시하고 있다.

자원순환 — ‘버리지 마라’ 대신 ‘여기에 버려라’

자원순환

자원순환(그린박스 03)에서 참가형 러닝·사이클 이벤트의 고질적 문제는 코스 위 쓰레기다. 급수대마다 종이컵이 수만 개씩 나오고, 에너지젤 포장과 물통이 도로 곳곳에 흩어진다. 코스가 수십 km에 걸쳐 있어 회수 비용도 크고, 자연지역을 지나면 회수 자체가 어려워진다.

케이프타운 사이클 투어는 이 문제를 두 단계로 끊었다. 첫째, 발생 자체를 없앴다 — 일회용 컵을 폐지하고 참가자가 개인 물통(리필 보틀)을 지참하도록 했다. 둘째, 그래도 나오는 쓰레기는 ‘버릴 장소’를 코스에 설계해 넣었다. 지정된 투기 구역인 ‘척 존(chuck zone)’을 두고, 그 밖에서 버리면 실격 처리한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자원봉사 스윕 크루가 코스를 훑으며 젤 포장·물통 등 잔여물을 수거해 ‘제로 투 랜드필(매립 제로)’ 목표를 뒷받침한다.

실무적으로 배울 점은 규칙의 문장이다. 대부분의 행사는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라고 쓴다. 이 대회는 “여기에 버려라, 그 밖에 버리면 실격”이라고 쓴다. 달리면서 포장을 뜯는 사람에게 ‘버리지 않기’는 지키기 어려운 요구지만, ‘정해진 구간에서 버리기’는 지킬 수 있는 행동이다. 참가자의 선의에 기대는 대신 행동이 일어날 지점을 미리 지정하고, 회수 동선을 그 지점에 맞춰 압축한 설계다. 여기에 실격이라는 실질적 제재를 붙여, 캠페인이 아니라 경기 규칙의 지위를 부여했다.

교통·안전 — 도시가 행사를 ‘재난’으로 분류할 때

교통·이동지속가능성 전략

교통·이동(그린박스 05)의 관점에서 이 대회는 특이한 계산식을 갖는다. 참가자 이동 그 자체가 무동력이고, 하루 동안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 자동차가 사라진다. 반면 대회를 안전하게 돌리기 위한 운영 부담은 웬만한 스타디움 행사보다 크다. 109km 전 구간이 동시에 ‘현장’이기 때문이다.

케이프타운시는 이 행사를 아예 ‘롤링 디재스터(rolling disaster, 움직이는 재난)’로 분류해 다룬다. 타이거버그 병원에 설치된 주(州) 합동운영센터(PJOC)에서 경찰·교통·소방·의료를 한 곳에 모아 코스 전체를 통합 지휘하는 방식이다. 재난 대응 체계를 평상시에 훈련하는 기회로 행사를 쓰는 셈인데, 실제로 이 운영 경험은 도시의 위기 대응 역량으로 남는다.

의료 배치에서도 같은 사고방식이 보인다. 12개 급수대 중 10곳에 전문 소생술(advanced life support) 수준의 의료 스테이션을 두어, 환자를 무조건 병원으로 후송하는 대신 현장에서 처치하도록 했다. 코스가 길고 도로가 통제된 상황에서 후송은 그 자체가 위험하고 느리다. 자원을 ‘옮기는 쪽’이 아니라 ‘머무는 쪽’에 배치해 이동을 줄인 판단이며, 안전과 운영 효율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 드문 예다. 행사 안전을 주최 측의 자체 계획서로만 두지 않고 도시의 공공 대응 체계에 접속시킨 점은, 대규모 옥외 행사를 준비하는 어느 조직에도 적용 가능한 구조다.

접근성 — 출발선에 설 수 없는 사람을 대회 안에 남기는 법

접근성

접근성(그린박스 08)은 보통 현장 시설의 문제로 다뤄진다. 경사로, 화장실, 좌석, 안내 표지. 그런데 참가형 스포츠 이벤트에는 그보다 앞선 문턱이 있다 — 애초에 그날 그 자리에 올 수 있는가.

이 대회는 그 문턱을 별도 부문으로 처리했다. 스트라바 기반의 가상 참가 부문(Virtual Prelude Challenge)을 두어, 대회 당일에 케이프타운에 올 수 없는 사람도 자신의 코스에서 기록을 남기고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했다. 이 장치가 실제로 겨냥한 대상이 구체적이다. 대회는 매년 3월에 열리는데 라마단 기간과 겹치면 무슬림 사이클리스트에게는 참가 자체가 어렵고, 해외 라이더에게는 남아프리카까지의 장거리 이동이 문턱이다. 가상 부문은 이 두 집단 모두에게 열려 있다.

여기서 접근성과 탄소가 만난다. 참가를 위해 반드시 대륙을 건너야 하는 구조를 조금이라도 느슨하게 만드는 장치는, 포용을 넓히는 동시에 이동 배출을 늘리지 않는 참가 경로를 하나 더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2026년 대회에는 UCI 그란폰도 월드시리즈 편입 효과로 해외 참가가 20%가량 늘어 외국인 라이더가 약 3,000명에 이르렀는데, 국제화가 곧 항공 이동 증가로 직결되는 이런 대회에서 ‘오지 않고도 참가하는 방법’을 공식 부문으로 두는 것은 실질적인 완충 장치가 된다.

한편 대회는 참가비 수익을 지역 자선사업으로 되돌리는 구조를 유지해 왔다. 스폰서 발표에 따르면 2024년 말까지 이 대회를 통해 자선단체에 배분된 금액은 1억 3,000만 랜드를 넘었고, 교육·보건·환경 보전 분야에 쓰였다. 도시의 도로를 하루 빌려 쓰는 행사가 그 도시에 무엇을 돌려주는지를 금액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은, 지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방법이다.

SOURCES

근거·출처

아래 링크는 새 창에서 열립니다. 수치·사실은 각 출처를 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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